코로나19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소득은 감소하는데 정부의 부동산 관련 세금들은 갈수록 국민의 어깨를 짓누른다. 국세청이 23일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일제히 발송하면서 국세청 홈페이지와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작년보다 두 배 안팎으로 오른 고지서를 확인한 납세자들의 비명이 넘쳐나고 있다. “1000만 원 넘는 종부세는 내 집에서 월세 150만 원을 내고 사는 것과 같다” “(정부가) 미친 것 아니냐”는 반응 일색이다. 심지어 ‘벼락 거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쯤 되면 세금(稅金) 아닌 벌금(罰金)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부세는 ‘부유세’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세액이 급증하고 부과 대상도 크게 늘어나면서 머지않아 서울 주민의 절반가량이 종부세 납세자로 분류될 전망이다. 조세 당국이 2030년의 90%를 목표로 매년 공시가격을 인상하고 있으며, 1주택자도 내년부터는 종부세율이 최고 3%까지 오른다. 다주택자는 최고 6%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가 몰고 온 집값 급등으로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원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이미 지난 1월 9억 원을 넘었다. 평생 벌어 집 한 채 장만한 중산층까지 징벌적 세금을 물게 됐다. 은퇴자들에겐 더 치명적이다.
정부는 애초 부동산 세금들을 통해 다주택자의 아파트 매각을 유도,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집값 폭등세는 멈출 줄 모른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130으로, 집계 사상 최고치였다. 아파트 매각보다 증여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집값 상승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올해 종부세만으로 4조 원의 세금을 거둬들인다고 한다. 문 정권은 국민 편가르기 측면에서 정치적 이익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과도한 세금은 민간 소비를 위축시켜 또 다른 심각한 부작용을 부른다. 이렇게 가렴주구(苛斂誅求)로 거둔 세금마저 포퓰리즘으로 낭비하느라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