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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항공 빅딜 옳고 그름은 경영정상화로 증명하라 덧글 0 | 조회 84 | 2020-12-02 12:40:48
김승기  

법원이 1일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 중인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의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이 산업은행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배권 방어를 위한 신주 발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해 세계 7위의 초대형 항공사로 만들려는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의 빅딜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갈 수 있게 됐다. 산은은 당장 2일 예정대로 한진칼에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 증자를 추진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순차적으로 유상증자를 하게 된다.

물론 법원의 결정이 곧 ‘항공 빅딜’의 완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넘어야 할 과제는 많다. 양사의 저비용항공사(LCC)까지 포함한 국내 시장점유율은 60%를 넘는다. 독과점 우려 수준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일이니 적어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은 확실하다. 문제는 해외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중국의 사전 기업결합심사를 거쳐야 한다. 속단하긴 어렵지만 전 세계적인 항공업계의 불황과 대형화 추세를 감안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인구 1억명 이하의 국가는 대개 국적 항공사가 1개다.

정작 중요한 것은 통합 후 경영정상화다.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조건이 그렇다.

중복 인력을 효율화하는 구조조정은 경영정상화의 필수조건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 시 중복 인력은 1000명에 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은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벌써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공동대책위는 “고용 안정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해달라”면서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다.

물론 복안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대한항공은 엄혹한 코로나 재난에도 화물 중심의 영업으로 흑자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코로나19의 여파도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 항공 수요도 1년 후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그때까지는 노사가 모두 고통을 참아야 한다. 근로자는 자연퇴사자 충원을 고집하지 말고 업무 변경까지도 수용해야 한다. 경영진은 해외 영업망과 정비망 전산망 통합으로 시너지를 최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새 주인을 맞아 신용도가 높아질 테니 아시아나의 항공기 리스료도 낮춰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항공 빅딜의 옳고 그름은 통합 항공사가 경쟁력 높은 메가 캐리어로 거듭나느냐에 달려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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