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남성과의 결혼을 발표한 일본의 마코 공주가 결국 왕실로부터 결혼을 승낙 받았다. 그러나 결혼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는 아직 난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라졌다.
지난달 3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마코 공주의 아버지 후미히토 왕세제는 55번째 생일 기념 회견에서 “부모로서 자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혼을 허락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올해 29세의 마코 공주는 2017년 5월 국제기독대학 동기인 동갑내기 남성 코무로 케이와 조만간 약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공주와 일반인의 결혼 소식에 대해 일본 내 여론은 “본인이 행복하면 상관없다”며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어 케이의 어머니인 코무로 카요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터졌다. 남편과 사별힌 카요가 한 남자와 교제하면서 생활비 및 아들의 학비 명목으로 400만엔(약 4200만원)의 금전적인 지원을 받았는데, 헤어진 이후 이 돈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는 것.
이어 케이의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떴으며, 카요가 신흥 종교를 믿는 신자라거나, 예비 사돈인 일본 황실에 금전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루머 등이 계속 나오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황실의 기대주인 맏손녀를 이런 가문과 결혼시키면 안 된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결국 2018년 11월로 예정됐던 결혼은 2020년으로 연기됐고, 케이는 같은 해 8월 미국 로스쿨 유학을 떠났다.
일본 언론들은 “마코의 마음이 변하지 않아서 왕세제도 결혼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후미히토 왕세제는 여전히 불만이 있는 것 같다”며 결혼 성사가 아직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일본 황실 규정에 따르면 마코 공주가 케이와 결혼할 경우 황족의 신분을 잃고 일반인이 된다. 이에 따라 황족이었을 때 국가에서 지급받던 예산의 10배를 넘지 않는 선에서 품위 유지비를 지급받게 된다.
아사히신문은 “마코 공주에게는 올해 1525만엔(약 1억62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기 때문에, 품위 유지비는 최대 1억5250만엔(약16억2000만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으로 약혼자의 빚을 갚아주는 모양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13일 마코 공주는 “우리는 행복할 때나 불행할 때나 의지한다”며 “결혼은 우리 마음을 소중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AP연합뉴스